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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는데, 책에 코딱지가 붙어 있었다. 휴지로 떼어보려 했는데도 안 되었다. 책이라 물티슈를 사용할 수도 없고, 행여 찢을까 세게 문지르지도 못하겠고. 어쩔 수 없이 그 페이지를 최대한 빨리 읽고 넘겼다. 책에 집중도 잘 안 된다. 내가 그런 걸로 오해받는 건 아닌지? 그냥 사서 볼 걸 그랬나?
며칠 남지 않은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할까 고민하다가, 올해 읽었던 책 중에서 제일 괜찮았던 한 권을 골라 다시 읽기로 했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빌린 책 하나가 반납일이 다 되어감을 뒤늦게 깨달았다. 누군가 예약을 해 둬서 연장도 되지 않았다. 어느 책을 읽어야 할까?
도서관에서 여행책 몇 권을 한꺼번에 빌렸고, 어제가 반납일이었다. 당연히 다 못 읽었다. 한 권은 표지가 좀 낡았고 눈에 잘 띄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제 도서관에 가서야 처음으로 책을 펼쳤다. 그런데 그 책이 제일 좋았다. 그렇다고 그 자리에서 다 읽을 능력은 없고. 반납 당일에는 다시 대출도 안 되니. 오늘 도서관에 가는 시간까지 그 책이 남아 있기를 기다릴 수밖에. 그러니 책 제목을 여기서 밝히지 못함을 이해해 주시길.
며칠 전 도서관에서 칠백 쪽이 넘는 두꺼운 책을 한 권 빌려왔었다. 아직 열어보지도 못해서, 이러다가는 또 다 못 읽고 반납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 같았다. 자기 전에 서문이라도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침대에 들고 갔다. 결국 서문을 다 읽지 못했다. 읽어도 읽어도 서문이 끝나지 않아서 책을 들춰보니 서문이 거의 백 쪽이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읽은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아마 미리 그 사실을 알았다면 시작도 안 하였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