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에 글을 쓰면서 가리려고 왼손이 자꾸만 움직여진다. 일기 같은 글을 쓰는데, 왠지 앞자리에 앉은 사람이 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사실 내 눈에는 앞자리 책의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게 남들도 그런 건지 내가 눈이 나빠서 그런 건지 알 수가 없어서 가리려 한다. 정작 다른 사람은 관심도 없을 텐데 말이다.
A5 크기의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가끔 일기도 쓰고 블로그에 올릴 글도 쓴다. 노트북 컴퓨터가 가방에 있는데도 펜과 노트를 꺼낼 때가 많다. 내가 구식이어서 그런가 보다. 도서관 열람실에서 책 읽는 사람이 모니터 보는 사람보다 더 적다고 일전에 여기에 쓴 적이 있는데, 노트에 손글씨 쓰는 사람은 더 없다. 그래서 노트북 들고 온 날은 손글씨 쓰면서도 앞에 노트북을 그냥 펼쳐두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