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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다이어리를 만년필로 쓰기로 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다시 연필로 쓰고 있다. 어차피 고쳐 쓸 일이 잘 없고, 짙은 잉크색이 좋아서 연초에 만년필로 정했었는데. 생각해 보니, 밖에서 잉크가 떨어진 날 연필로 돌아온 듯하다. 색깔이 좀 다르다고 문제 될 것도 없다. 그날그날 형편대로 끌리는 대로.
괜히 책 한 권 사서 가방이 엄청나게 무거워졌다. 타지(他地) 들르면 그 동네 헌책방 들러는 게 당연한 일이 되었다. 이번에는 가방 무게 때문에 끝까지 밀어내다, 마지막에 품절 도서라는 인터넷 검색 결과 한마디에 굴복하고 말았다. 하필이면 그 책이 많이 두껍고 무겁다. 후회를 덜 하려면,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열심히 읽어야 한다. 아니면, 정가보다도 비싸게 팔고 있는 다른 데를 인터넷에서 발견하든지.
친척 집을 찾았다가, 시간이 생겨 책장이 꽂힌 ‘츠바키 문구점’을 읽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소설, 얼마 만에 읽는 것인가?’ 책도 많이 안 읽지만, 응급 처방전 같은 책들만 찾았었다.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휴업공고] 다음 포스팅은 2024년 3월13일(수)에 있을 예정입니다.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아침에 일어나서 무심코 노트북의 스페이스 키를 눌렀는데 화면이 켜지면서 곧바로 바탕화면의 아이콘들이 보였다. 뭔가 빠진 느낌이 들었다. 비밀번호! 왜 그걸 묻지 않고 넘어간 걸까? 컴퓨터 입장에서는 당연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런 것까지도 신경 쓰이는 세상이 되었다.
“그건 또 어디에 나오는데?” “지난번에 같이 읽었잖아.” “그런 내용은 안 나온 것 같은데.”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 조금만 생각해 보면 그렇잖아.” “별로 좋은 책은 아니네.” “나는 좋았는데.”
일어나기 힘든 아침이었다. 어쩐 일인지 밤새 피로가 전혀 풀리지 않았다. 간신히 일어났는데, 책상 위에 어젯밤에 먹다 남은 차 한 잔이 눈에 들어왔다. 다른 날 같았으면 식은 차라서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텐데, 끓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감사히 마셨다.
궁금한 게 있어 두꺼운 책을 한 권 샀다. 이제나저제나 나올까 기다리며 읽는데, 반 이상 읽었다. 그런데도 아직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그냥 끝까지 훑어서 그것 먼저 찾아볼까도 생각했는데, 그러다 안 나오면 책 안 읽게 될 것 같아서 그러질 않았다.
분명히 집에 있는 책인데도, 찾을 수가 없었다. 다시 살까 고민까지 하다가 간신히 찾았다. 책이 많은 것도 아닌데. 많다? 몇 권인가가 기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리가 안 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