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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잠깐 쳤던 기타를 다시 취미로 시작하려고 하니 손가락이 아프다. 잃어버린 굳은살 다시 만들어야 하니. 그래서 더 열심히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니까, 빨리 많이 쳐서 굳은살 만들어야 고통을 줄일 수 있는 길임을. 그런데 나이 들면 굳은살도 잘 안 생기는 것 같다. 이렇게 계속 아프기만 한 것은 아닐까?
도서관에서 분야가 전혀 다른 두 권의 책을 번갈아 가며 읽고 있다. 예전 학창 시절 시험공부 할 때 쓰던 방법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둘 중 그래도 덜 골치 아픈 쪽을 더 많이 하게 되지만, 그래도 하나만 공부하는 것보다는 효율적이었다. 어렵고 머리 아픈 건 자꾸 피하게 된다. 그게 본능인가 보다. 그래서 ‘시험’이란 게 필요한 것 같기도 하고.
오랜만에 가사가 들리는(순전히 내 기준으로) 노래가 나오는 TV 프로그램을 보다가, 불현듯 시를 오랜만에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시집을 꺼내 들고 읽을 자신이 없었다. 예전에도 시를 별로 안 읽었기에. 그래서 시를 잊은 사람들을 위한 교양 입문서를 펼쳤다. 이 책도 오랜만에 다시 읽는다. 뭔 ‘오랜만’이 이렇게 많은지.
외장 하드디스크에 파일 백업하는 작업이 그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그래서 노트북을 집에 두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도서관에서 책도 좀 읽고, 손글씨로 메모도 하고 있다. 원래 도서관이 책 읽는 곳인데 말이다.
찻집 키오스크에서 앞 사람이 한참을 주문하고 있다. 빠른 손놀림을 보니 조작도 익숙한 것 같은데, 이유가 뭘까? 찾는 메뉴가 없는 것일까, 아니면 결정장애라도 있는 것일까? 옆을 보니 종업원도 계산대에서 주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쪽으로 가서 내가 먼저 주문할까 잠시 생각하다가 그만두었다. 그리 급한 일도 아닌데, 괜히 미움받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동네 초등학교 옆을 지나는데, 운동회를 하는지 진행자의 마이크 음성이 크게 넘어왔다. “박수 보내주세요~”이 소리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박수, 내가 칠 만하면 치는 거지, 왜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야.’ 그렇게 얘기 들어도 내가 안 하면 되는 것을 알면서도, 오늘은 왠지 짜증이 앞섰다. 내가 까칠한 날인가 보다.
갑자기 겨울이 되었다, 가을을 건너뛴 것처럼. 아직 시월이건만. 오늘 빨래해야 하는 날인데, 하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추워서 갑자기 바보가 되었나 보다. 일기예보에 햇볕이 난다고 하는데도, 추워서 빨래가 안 마를 거로 생각하다니. 마치 겨울에는 빨래를 안 했던 것처럼.
저렴한 입문용 기타를 하나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악기는 직접 소리를 들어 보고 사야 한다고 들었는데, 뭐에 홀렸는지 쫓기듯 덥석 샀다. 배송 기다리면서 어떤 것이 올지 불안하기도 했지만, 솔직히 특별히 더 설레기도 했다. 어쩌면 몰라서 더 그랬을 것 같기도 하다. 기대 이상의 것이 올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