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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옆에 쌓아 둔 책더미 속에서 전공 서적 하나가 눈에 띄었다. 내용이 해마다 개정되어 나오는 책이어서, 몇 년 지난 이 책이 사실은 큰 소용이 없다. 그래도 버리지 않고 놓아둔 것은 변할 가능성이 없는 기본적인 내용을 찾아보겠다는 욕심 때문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요즘 그럴 일이 있으면, 책 찾아서 볼까? 그냥 AI한테 물어보지 않을까?' 이제는 AI 때문에 장서의 기준도 바꿔야 할 것 같다. 이건 비단 책에 한정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고.
연휴 끝나고 일하기 시작하려니, 하던 일들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다. 일단 그냥 오늘은 일들을 시작만 하기로 했다, 감각만 되찾는다는 생각으로. 그러다 음흉한 생각 하나가 떠올라서 그렇게 했다. 시작도 못 하고 있던 일을 마치 하던 일인 것처럼 끼워 넣었다.
방송 편집자의 실수일까? 내 기억이 그 정도도 착각할 정도는 아닌데, 조금 전에 봤던 장면이 다시 나왔다. 채널을 돌린 것도 아니다. 같은 방송을 다른 채널에서 본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요약이나 주요 장면을 먼저 보여주는 편집 방식인가? 그런데 나는 왠지 영화 매트릭스에서 언급한 현실 생성 오류가 생각난다. 혹시 정말 매트릭스 속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현실을 부정하고 싶어서 그런 것일까?
외국인 것 같은데, 길에서 동전 하나를 내면 빵을 준다고 해서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 안에 빵은 없었고, 대신에 물건 하나를 골라서 가라고 했다. 마침 점원이 한국인이어서 물어보니, 뾰족한 연장 세트를 권하고는 어딘가로 가버렸다. 그 연장 세트 앞에는 그걸 사려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고르는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졌다. ‘연필이나 하나 사야지.’하고 마음먹는 순간 잠에서 깼다. 꿈에서도 당한 것일까?
이번 아시안 게임은 어찌 재미가 조금 덜하다. 이유를 생각해 보니, 다양한 종목의 경기가 중계되지 않아서인 것 같다. 평상시 접하지 못하던 경기를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유야 결국 돈이겠지만, 아쉽다. 비인기 종목의 경기 중계권을 작은 방송국에 별도로 싸게 파는 방법은 없을까? 결국 돈의 논리가 지배하겠지만, 그래도 지혜롭게 피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이것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에서도.
지금 근처에서 가장 싸게 커피 마실 수 있는 곳은 버거집이다. 잠깐밖에 못 앉아 있을 거라서, 비싼 커피 마시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시간을 확인하고는 다른 곳으로 방향을 틀었다. 막 점심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아직은 버거 찾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았다. 그런 곳에 자리 잡고 커피만 마시기에는 눈치도 보이고, 미안하기도 하고.
유아 전용 전동 자동차를 산책로에서 가끔 만난다. 핸들에 손만 올려두고 움직이지도 않는 꼬맹이도 있고. 자기가 운전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핸들을 움직이는 꼬맹이도 있다. 뒤따라오는 아빠가 리모컨으로 조종하고 있음을 모르고서 말이다. 그런데 오늘은 정말로 운전하고 있는 꼬맹이를 만났다. 할아버지가 뒤에서 흐뭇하게 웃으며 따르고 있었다. 꼬맹이도 그걸 아는지, 제일 신나 보였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주변에 ‘잘 살았다’라고 인정받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돌려서 말하지만, 나보다는 낫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더 잘 살았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거기에다 뭐라 반박하지는 않는다. 아니야 너의 이 생각이 틀렸다고 얘기한 들 받아들이겠는가? 이미 이렇게 살아버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