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칠아비의 블로그
오늘 아침에도 정해진 알람 소리에 잠을 깼다. 오늘은 한 시간 더 잘 수 있는 날인데, 알람 시간 조정하는 것을 깜빡했었다. 더 자고 싶었는데, 뒤척이기만 했다. 앞으로 알람도 AI가 맡으면 달라지지 않을까? 내 일정과 몸 상태를 확인해서 기상 시간을 알아서 조정해 줄 것만 같다. 갑자기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AI가 이럴까 봐.“이제 더는 안 일어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정기예금 들거나 핸드폰 교체하려면 따져봐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어느 것이 더 좋은지 단순하게 비교가 잘 안 된다. 문득 이러니 ‘AI한테 물어봐야지.’라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게을러서 고민하기 싫어하는 것도 많은데, 고민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진 것도 맞는 것 같다.
치과 가야 하는 날이다. 무섭다. 문득 무엇이 무서운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마취 주사? 드릴 소리? 이 나이에? 그보다는 치료비와 다른 날 또 오라는 얘기에 따른 치료비 걱정.
어젯밤에 먹은 비빔국수가 많이 매웠던지, 새벽에 화장실을 찾게 되었다. 화장실 다녀와서도 잠이 새버려, 핸드폰을 들었다. 유럽 축구 중계할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어 문자 중계를 열었다. 답답한 문자 중계를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축구 중계 직관하러 유럽 여행 가는 사람도 있다는데, 유료 케이블 TV 채널 요금도 아깝다고 이러고 있구나!’
이번에도 리을(ㄹ)이 문제다. 손글씨 좀 빨리 써보겠다고 삼 획으로 쓰는 리을을 한 획으로 바꾸었더니, 각진 나의 다른 자모들과 어울리질 않았다. 그래서 다시 삼 획 리을로 바꾸려니, 이번에는 그새 일 획 리을이 손에 익어버려 돌아가기가 어렵다. 리을 모양이 일 획도 되었다가 삼 획도 되어 안 그래도 읽기 어려운 글씨체가 더 엉망이 되고 말았다. 삼 획에서 일 획으로 바꾸는 것보다 일 획에서 다시 삼 획으로 바꾸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 게을러짐의 역행이어서 그런 것 아닐까?
어젯밤 창을 통해 하늘의 달을 보고는, 뜬금없이 저기도 한번 가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사는 이 땅도 다녀본 곳이 별로 없으면서 말이다. 쏟아져나오는 과학 발전 뉴스를 보면서, 바로 다음 세대는 달 여행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어젯밤 자기 전에 교양 과학 도서를 읽는데, 이해가 안 되는 어려운 부분이 나왔다. 다음날 맑은 정신으로 읽으려고 책을 덮으려다, 그냥 대강 읽고 넘기기로 했다. 어차피 이해 안 되는 것은 마찬가지일 테니. 졸려서 그렇다는 핑계라도 대려고.
동네 마트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는데, 어디선가 이런 호객 소리가 들렸다.“뼈에도 좋고, 눈에도 좋고, 피부에도 좋은 영양제입니다.” 행여 시식이라도 있을까 싶어 소리가 이끄는 곳으로 찾아갔다. 다행히 시식 코너가 없었다. 행여나 덥석 집어먹었으면 남사스러울 뻔했다. 애견용 영양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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