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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 켜 둔 채로 날을 넘기는 경우가 많다. 메일 확인하려고 오늘 아침에도 노트북 키를 누르니, 어제 보던 웹브라우저가 그대로 나타났다. 여러 탭이 열린 웹브라우저를 닫았다. 그리고 다시 웹브라우저를 띄웠다. 마치 어제를 정리하고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이라도 되는 듯이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무심코 노트북의 스페이스 키를 눌렀는데 화면이 켜지면서 곧바로 바탕화면의 아이콘들이 보였다. 뭔가 빠진 느낌이 들었다. 비밀번호! 왜 그걸 묻지 않고 넘어간 걸까? 컴퓨터 입장에서는 당연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런 것까지도 신경 쓰이는 세상이 되었다.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 다녀야 글쓰기 생산성이 올라간다. 알면서도 무릎 건강을 핑계로 종이 노트 들고 다닌다. 손글씨가 주는 맛도 내세우면서 말이다. 질보다 양이 우선일 때도 있다. 익숙함의 문제일 수도 있다. 타이핑도 자꾸 하면 맛이 생기지 않을까?
A5 크기의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가끔 일기도 쓰고 블로그에 올릴 글도 쓴다. 노트북 컴퓨터가 가방에 있는데도 펜과 노트를 꺼낼 때가 많다. 내가 구식이어서 그런가 보다. 도서관 열람실에서 책 읽는 사람이 모니터 보는 사람보다 더 적다고 일전에 여기에 쓴 적이 있는데, 노트에 손글씨 쓰는 사람은 더 없다. 그래서 노트북 들고 온 날은 손글씨 쓰면서도 앞에 노트북을 그냥 펼쳐두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