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면 세상에서 제일 찾기 어려운 것이 안경일지도 모른다. 아침에 일어나서 안경 찾아본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잘 안 보이는 눈이어서 안경을 끼는 것인데, 어젯밤 먹은 야식으로 퉁퉁 부어서 뜨기조차 어렵다면 말이다. ‘사용 후 제자리’란 말은 이럴 때를 대비해서 나온 말일 텐데, 꼭 이럴 때만 제자리에 없다. 왜 그런 것일까?
안경이 안 보였다. 좁은 도서관 책상 위에 어디 숨을 데가 있단 말인가? 혹시 떨어뜨렸나 해서 책상 아래까지 살폈다. 한참 만에 머리에서 찾았다. 눈이 아니라 머리가 쓰고 있었다. 머리에 두고 사방을 찾은 것보다 그러고 한동안 도서관에 앉아 있었다는 사실이 더 부끄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