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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화 한 편 보려 했는데, 자동차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되어 있었다. 이것이 마치 무슨 계시라도 되는 것처럼 이런저런 핑계들이 딸려 나왔다. 영화평이 별로라든지, 식사 시간이 애매하다든지. 결국 예매한 영화표를 취소했다. 집에 들어오면서 다시 생각하니 가장 큰 이유는 갑자기 닥친 강추위였다. 이것도 나이 탓일까? 예전 같으면 그래도 기를 쓰고 갔을 것 같기도 하고.
갑자기 또 너무 추워졌다. 요 며칠 봄이 다 된 듯 따뜻해서, 겨울 다 지났다고 생각했던 내게 이제 겨우 설 지났을 뿐임을 알려주는 것일까? 추운 날 꼭 들러야 할 곳이 많다. 도서관 책도 오늘이 반납기일이라는 문자가 와 있고. 이렇게 투덜거리다가 ‘이제 겨우 설 지났음’을 격려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올 한 해 힘내서 다시 시작해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