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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다이어리를 만년필로 쓰기로 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다시 연필로 쓰고 있다. 어차피 고쳐 쓸 일이 잘 없고, 짙은 잉크색이 좋아서 연초에 만년필로 정했었는데. 생각해 보니, 밖에서 잉크가 떨어진 날 연필로 돌아온 듯하다. 색깔이 좀 다르다고 문제 될 것도 없다. 그날그날 형편대로 끌리는 대로.
다이어리에 이번 주 계획을 적으면서 만년필을 사용하였다. 올해는 그렇게 하려 한다. 계획이라는 것이 바뀔 수도 있어서 주로 연필을 사용했었다. 고칠 일이 있으면 두 줄 그으면 된다. 그래야만 덜 미룰 것 같다.
새해, 새 다이어리를 펼쳤다. 요즘은 일주일 단위로 하고픈 일, 해야 할 일을 계획한다. 실천 못 하는 것이 더 많아 지난주 계획을 보고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도 작년이 된 지난주 계획을 먼저 열어보려다 생각을 바꾸었다, 제로베이스 계획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아서.
들고 다니면서 메모하는 노트 한 권을 거의 다 써간다. 새 노트를 꺼내려다, 문득 내년에 그러기로 했다. 올해가 며칠 안 남았으니까. 연말까지는 다이어리 빈 쪽에 끼적이고. 많이 남은 올해 다이어리 빈 쪽을 이용해서 절약한다는 것보다는 신년에 새 노트 시작하는 것이 기분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더 크게 작용했다. 새해, 연도 이런 것들도 그냥 다 사람들이 임의로 정한 것인데. 다 같은 날인데 요란을 떨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