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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서관에서 핸드폰 벨 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다들 진동으로 잘 설정해 두는 것 같다. 그런데 핸드폰 알람 소리는 가끔 듣게 된다, 알람 소리도 대개 같다. 깜짝 놀라 허둥대며 끄는 소리와 함께. 얼마 전까지 나도 그랬다. 다들 알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알람 소리 울려도 고개 돌리거나 신경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휴일 도서관 서가에서 시집 한 권을 꺼내 들고 자리에 앉았다. 오늘 가지고 온 책이 머리에 잘 안 들어왔고, 제목이 재밌어 보이는 시집 한 권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일단 주위에 책 보는 사람이 별로 없다, 도서관인데. 대부분 노트북이나 태블릿 화면을 보고 있다. 간혹 책을 보더라도 수험서밖에 없다. 갑자기 나만 한량이 된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