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남지 않은 잉크병을 보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까? 정말 오랜만에 만년필을 들었다. 당연히 잉크는 말라 있었다. 잉크병 가운데 잉크가 모이도록 홈이 있는데, 그 안에만 잉크가 있었다. 걸쭉하게 남은 잉크지만, 넣을 수 있는 최대치를 만년필에 넣었다. 찌꺼기가 만년필에 들어갈 수도 있겠지만, 왠지 그러고 싶었다. 잉크 한 병 쓰는 데에 몇 년 걸렸다. 그래서 조금 남았다고 그냥 버리기에 미안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한 병 다 썼다는 알량한 자기만족을 얻기 위함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