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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화면에 떠 있는 여러 프로그램들을 종료시키자, 배경 화면에 부엉이 한 마리가 날고 있었다. 사실 이번에 프로그램들을 닫으면서 조금은 기대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어떤 사진이 떠 있을까?’라며 말이다. 멋진 풍경이겠지 생각했었는데, 뜻밖의 부엉이에 더 반가웠다. 이런 사소한 것에도 즐거울 수 있는데 말이다.
여전한 열대야에 밤잠을 설치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컴퓨터를 켰는데, 뜻밖의 배경 화면에 웃음이 나왔다. 남극의 펭귄 모습이었다. 눈이라도 잠깐 시원해졌다. 업데이트 때문인지 내가 뭘 모르고 눌렀는지 모르겠지만, 배경 화면이 저절로 바뀌고 있다. 문득 섬뜩한 생각이 들었다. 얘가 뭘 알고 바꾼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