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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네 도서관은 독서실 같지는 않다. 그래도 내가 자주 찾는 이 도서관은 찻집처럼 음악이 흘러나오지는 않는다. 물론 그런 곳도 있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엇을 외우는 것 같았다. 거슬려서 고개를 돌렸는데, 눈이 마주쳤다. 본인도 아는 듯했다. 잠시 그 소리가 멈추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지 금방 이어졌다. 내 손글씨 쓰는 소리는 괜찮은지 신경이 쓰였다.
잠깐 비는 시간에 찻집 가려다, 요즘 커피값도 만만치 않아서 근처 도서관을 찾았다. 어찌 빈자리가 많다 싶었는데, 잠시 있어 보니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도서관 바로 옆 공사장에서 주기적으로 “쾅, 쾅, 쾅” 굉음이 울렸다. 도무지 집중할 수가 없었다. 그 와중에도 자리에서 꿋꿋이 공부하는 사람들 보면서, 속으로 정말 대단하다고 말하며, 근처 찻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래도 그중 커피값이 제일 싼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