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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횡단보도는 신호 바뀔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알려주기도 한다. 초 단위로 카운트다운 하는 것을 보며 감탄하고 있는데, 5초를 남겨두고 갑자기 전광판의 숫자가 사라졌다. ‘막상 다가오니 너도 갑자기 자신감이 사라진 거니?’
어두워지면서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10시가 넘은 시간이라 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초등학교 옆의 좁은 길을 건너려고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 차도 별로 다니지 않아 그냥 건너는 사람도 많지만, 초등학교 바로 옆이라 신호를 더 잘 지키려 하는 곳이다. 짧은 치마를 입은 아가씨가 종종걸음으로 길을 건너면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나를 힐끔 쳐다보고 간다. 공범이라도 되어달라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