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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전까지 내내 비가 온다는 예보와는 달리, 아침에 날씨가 좋았다. 일기예보를 확인해 보니, 오늘은 조금 흐리지만 비 소식이 없는 걸로 예보가 바뀌었다. 비 안 올 때 하면 좋은 것들을 생각하느라, 갑자기 바빠졌다. 하늘을 보고 난 후가 아니라, 오늘 날씨 예보를 확인한 후에.
밖에 나가기 싫어서 창문을 열고 손을 내밀어 비가 오나 안 오나 확인했다. 그러고는 스마트폰을 열어서 일기예보를 한 번 더 확인했다. 어느 것을 더 믿는 것일까, 나는? 문득 예전에 계산기를 열심히 두드린 다음에 주판을 꺼내서 다시 계산하던, 어느 가게의 주인이 생각났다.
어제 할 것을. 어차피 기한 내 다 읽지도 못할 책을 어제 반납했어야 했다. 오늘 이렇게 날이 춥고 미끄러워질 줄 몰랐다. 내일까지 반납해야 한다. 내일은 더 추워질까? 선택해야 한다. 황급히 여러 일기예보를 비교하기 시작한다.
스마트폰에서 일기예보를 찾는다. 그런데 '예보'를 보기 위함이 아니다. 지금 날씨와 기온을 알아보려는 것이다, 집 밖으로 나서기 전에 말이다. 창문을 열어보는 것보다 그것이 더 편한 세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