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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년필이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그 미끄러지는 듯한 필기감 때문에 좀처럼 다른 필기구에 좋은 점수를 못 준다. 그렇다고 만년필이 언제나 최고인 것은 아니다. 침대에서 뭔가를 끼적일 때는 가급적 만년필을 데려가지 않는다. 잉크가 이불이나 시트에 튈 수도 있고, 뚜껑을 닫지 않고 잠이라도 들면, 자칫 대형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뭐든 언제나 늘 좋은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