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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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4느낌 2023. 6. 22. 07:29
약속 시간이 한 시간 정도 남아서, 예전에 가 본 적이 있는 근처의 조그만 동네 찻집을 찾았다. 오늘은 아르바이트생이 아닌 사장이 직접 주문도 받고 커피도 내리고 있었다. 아메리카노 주문을 하기가 무섭게 테이크아웃 여부를 묻는다. 마시고 간다고 하니까 사장이 내 어깨의 가방에 눈길을 주었다. 그러면서 4인석 말고 2인석에 앉아 달라고 했다. ‘아, 진상 카공족!’ 굳이 얘기를 안 해도 그럴 것이었는데. 자리에 있으니, 사장이 자리로 커피를 가져다주었다. 책상 위에 꺼내 둔 책과 노트에 신경이 쓰였다. 차라리 이렇게 밝힐 걸 그랬나? “저 한 시간 후에 약속이 있어서 나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