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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가 또 어지러워졌다. 읽다 만 책이 여섯 권을 비롯하여, 우편물, 필기구 등이 쌓여 있다. 마치 강력한 블랙홀이 책상 위 어딘가에 있어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을 이쪽으로 빨아들이는 것 같다. 이러면 책상에 앉기가 싫어진다면서 열심히 치웠는데 말이다, 불과 며칠 전에.
며칠 전 큰마음 먹고 책상 위를 정리했다. 읽다 만 책도 책장에 꽂고, 필요 없는 출력물도 버렸다. 오늘 아침 책상 위를 보니, 다시 읽다 만 책과 잡동사니들이 점령군이 되어 있었다. 끝이 없는 전쟁임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책상 위가 책과 잡동사니로 뒤덮여 난장판이다. 이번에는 다른 곳을 찾지 않았다. 책들을 내려 방바닥에 쌓았다. 먼지떨이로 책상 위를 털었다. 낮이지만 책상 위 스탠드의 불도 켰다. 집중이 더 잘 된다. 이 정도 움직임과 돈은 투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