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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을 스치는 생각도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또박또박 쓰던 글씨체도 바꾸고 만년필 필기도 연습했다. 그래도 따라가지 못해 잃어버리는 생각이 많다. 요즘은 그래서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 다닌다. 손글씨보다는 타이핑이 빠르니까. 그런데 그럴 수 없는지 알면서도, 어찌 입력한 자모보다 백스페이스키를 더 많이 누르는 것 같다.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 다녀야 글쓰기 생산성이 올라간다. 알면서도 무릎 건강을 핑계로 종이 노트 들고 다닌다. 손글씨가 주는 맛도 내세우면서 말이다. 질보다 양이 우선일 때도 있다. 익숙함의 문제일 수도 있다. 타이핑도 자꾸 하면 맛이 생기지 않을까?
도서관이다. 분명히 내가 내는 만년필 펜촉이 종이 긁는 소리가 노트북 타이핑 소리보다 작은데 신경이 쓰인다. 당연시된 타이핑 소리는 일반적인 것이고, 이 소리는 특이한 것으로 여겨질 것 같기 때문일까? 요즘 동네 도서관에서는 책장 넘기는 소리도 잘 안 들린다. 공부하는 사람들이 책보다 강의 동영상에 더 열심이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