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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서관에서 핸드폰 벨 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다들 진동으로 잘 설정해 두는 것 같다. 그런데 핸드폰 알람 소리는 가끔 듣게 된다, 알람 소리도 대개 같다. 깜짝 놀라 허둥대며 끄는 소리와 함께. 얼마 전까지 나도 그랬다. 다들 알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알람 소리 울려도 고개 돌리거나 신경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열대야 때문인지 일찍 잠이 깼다. 핸드폰을 보니 알람이 울리려면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다. 이럴 때일수록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는 생각으로 알람이 울릴 때까지 버티기로 했다. 어차피 다시 제대로 잠들기 힘들었는데, 왜 그때 그런 핑계는 그렇게 잘 찾아내는지.
도서관 근처에 앉은 사람이 큰 소리로 트림을 했다. 나는 못 들은 척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잠시 후 다른 쪽에서 핸드폰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고개가 그쪽으로 돌아갔다. 왜 달랐을까? 이 또한 있을 법한 실수인데. 그러고는 내 핸드폰의 알람 설정 상황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