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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근처 서점에서 책 구경하겠다는 생각으로 약속 장소에 조금 일찍 도착했다.
그런데 비도 오고 더웠다. 요즘 날씨가 그렇다. 그래서 서점 가기를 포기하고 근처 찻집에 들어갔다.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 시켰는데, 양이 엄청났다. 반 이상 남겼다. 다 마시면 저녁을 맛있게 못 먹을 것 같았다. 저녁 약속이니 저녁을 더 맛있게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맛이 없어서 남긴 게 아닌데, 왠지 그렇게 오해할 것 같았다. 이 더운 날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남기다니! 그게 아닌데, 이유를 전할 방법이 없네. 그렇다고 혼자서 바쁘게 움직이는 점원 붙잡고 미주알고주알 얘기할 수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