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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신사협정(紳士協定)느낌 2024. 7. 31. 07:33
도서관에서 이른바 ‘벽돌 책’의 대출을 망설이고 있었다. 지난번 대출해보니, 무겁고 커서 들고 다니기는커녕 일단 집으로 모셔가기도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다시 도전할 가치가 있는지 확인한다는 핑계로 서가에 선 채로 책을 펼쳤는데, 누군가의 이름이 적힌 작은 메모지가 발견되었다. 갈피끈이 있는 책인데도 누가 거기까지 읽었음을 그렇게 표시해 둔 것 같았다.
왜? 그도 대출하기 무겁고, 대출해간들 기간 안에 다 못 읽는다고 생각한 것 아닐까?
그러니 여기 그냥 두고 같이 읽자고 신사협정(紳士協定)을 제안한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적은 책갈피를 남기면서 말이다.
빌려올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