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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도서관, 창가 자리가 인기다. 창밖으로 보이는 천변 풍경이 좋아서이다. 당연히 자리가 없을 줄 알았는데 하나가 비어 있었다. 어깨에 멘 가방을 내리며 다가갔는데, 갑자기 서가 사이에서 한 아가씨가 튀어나와 그 자리에 가방을 나보다 먼저 내려놓았다. 내가 그랬듯이 그 아가씨도 나를 못 봤을 것이 분명하니,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다. 오롯이 나의 굼뜸과 둔함을 탓할 수밖에. 미리 알았으면 더 서두를 수 있었으니, 이건 나이 탓 안 하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