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네 도서관, 창가 자리가 인기다. 창밖으로 보이는 천변 풍경이 좋아서이다. 당연히 자리가 없을 줄 알았는데 하나가 비어 있었다.
어깨에 멘 가방을 내리며 다가갔는데, 갑자기 서가 사이에서 한 아가씨가 튀어나와 그 자리에 가방을 나보다 먼저 내려놓았다.
내가 그랬듯이 그 아가씨도 나를 못 봤을 것이 분명하니,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다. 오롯이 나의 굼뜸과 둔함을 탓할 수밖에.
미리 알았으면 더 서두를 수 있었으니, 이건 나이 탓 안 하련다.
'느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잠이 샜다 (22) 2023.10.27 책과 강연 동영상 (2) 2023.10.26 [픽션] 어제와 달리 (29) 2023.10.24 [픽션] 오이 샌드위치 (5) 2023.10.23 차라리 #5 (40) 2023.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