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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버스에 빈자리가 내 옆자리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높은 계단을 올라서 앉아야 하는 맨 뒷자리 빼고는. 새로 한 아가씨가 버스에 탔는데, 내 옆자리 한번 보고는 맨 뒷자리로 갔다, 굳이. 내 몸에서 무슨 냄새라도 나는지, 코를 옷에다 대고 벌름거렸다. 딱히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반납할 책들이 있어 동네 도서관을 찾았다. 이 시간에는 당연히 빈자리가 없다는 생각에 다른 책은 들고 가지 않았다. 무거우니까. 그런데 책을 반납하고 도서관을 한 바퀴 둘러보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리가 비어 있었다. 근처 서가에서 손에 잡히는 아무 책이나 한 권을 들고 그 자리로 돌진했다. 어찌 알겠는가? 이렇게 만난 책이 내 인생을 바꿀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