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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때문에 간신히 잠들었는데, 새벽에 공사 소리에 잠이 깼다. ‘더워도 일은 해야 하니 이 시간에. 먹고 살아야지.’ 공사 소리가 잠잠해졌는지 아니면 익숙해졌는지 모르겠지만, 금방 다시 잠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매미 소리 때문에 잠이 깼다. 어쩌겠는가? 땅속에서 7년을 기다린 후 허락된 짧은 시간인데. 이쪽은 더 간절하지 않겠는가?
어젯밤 자려는데 모처럼 창밖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이어지던 열대야를 생각하면 창문을 활짝 열고 자고 싶었으나, 그러면 내일 콧물을 훌쩍거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자다가 일어나서 닫을 수도 있겠지만, 잠도 푹 자고 싶었다. 그렇다면 창문을 어느 정도 열어두고 자야 할까? 지금껏 살아온 몸이 알고 있었다. 몸이 시키는 대로 열고 잤고, 잘 잤다.
열대야의 연속이다. 어젯밤은 특히 더 힘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면서 생각했다. ‘자는 게 왜 이렇게 힘들었지? 무더위, 지구 온난화의 영향일까? 어제 무슨 피곤한 일 있었나? 창문을 안 열고 잤나? 악몽? 아니면, 나이 들어서?’ 이제는 뭐든지 결국은 나이 탓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열대야라서 잠옷을 벗고 속옷만 입고 간신히 잠들었는데, 새벽에는 장맛비로 추워서 잠이 깼다. 이래저래 잔 것 같지가 않다. 이런 날 낮잠이라도 자면, 밤에 또 잠드는 것 더 힘들어질 텐데. 아무래도 그럴 것만 같다.
너무 더운 날씨 탓일까? 저녁에 TV 앞에 누웠는데, 꼼짝하기도 힘들어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그래서 TV를 자기 직전까지 봤다, 볼 것 없다고 투덜대면서. 아까 누웠을 때 차라리 책을 펼쳤으면, 그 자리에서 그대로 늦게까지 책을 읽지 않았을까 하는 허무맹랑한 생각도 잠깐 했다.
또 새벽에 잠이 깼다. 무더위 때문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다시 잠을 청해도 소용이 없다. 그렇다면 이왕 일어났으니, 일을 하거나 책을 보면 되는데. 그게 그렇게 안 되고, 스마트폰을 보게 된다. 스마트폰 무섭다.
에어컨을 잠깐 켰다 끌까? 계속 켜 두기에는 전기 요금 걱정되고. 선풍기를 켤까 말까? 창문을 열까 말까? 방문은? 윗옷을 입고 잘까 벗고 잘까? 새벽에는 좀 쌀쌀했는데. 게다가 각각을 조합할 수 있다. 경우의 수가 많지만 그래도 최적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잘 자려면.
열대야 때문인지 일찍 잠이 깼다. 핸드폰을 보니 알람이 울리려면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다. 이럴 때일수록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는 생각으로 알람이 울릴 때까지 버티기로 했다. 어차피 다시 제대로 잠들기 힘들었는데, 왜 그때 그런 핑계는 그렇게 잘 찾아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