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먹는 약에 커피가 별로 안 좋다고 해서 며칠째 커피를 안 마시고 있다. 꼭 커피여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대안을 찾다가 주전자에 보리차를 끓였다. 어릴 때 겨울밤 난로 위에 놓인 주전자에서 따라 마시던 따뜻한 보리차 한 잔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커피가 아니라 여유가 필요한 것일지도.
도서관 담당자에게 물어보니, 자리에서 마스크 잠깐 내리고 텀블러에 담긴 커피 잠깐 마시는 정도는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홀짝홀짝 마시는 커피가 마치 늘 마시던 그 커피가 아닌 것처럼 몇 배는 더 맛나게 느껴졌다. 어쩌나? 텀블러 뚜껑 여닫고 홀짝이는 소리에 옆자리에 앉은 사람 짜증 내겠다. 아예 들고 밖에 나가서 마시면, 이 맛이 안 날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