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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끼는 사람이 제일 찾기 힘든 것이 안경이다. 요즘 곁에 없으면 안경만큼 절실하게 찾는 것이 핸드폰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늘 들고 다니기 때문에 찾기가 어렵다. 어디에도 두고 올 수 있으니 말이다. 집에서 핸드폰을 찾는 방법은 대개 비슷할 것이다. 집 전화기로 핸드폰에다 전화를 건다. 요즘 집 전화기는 이때만 쓰는 것 같다.
아침에 잠이 깼는데, 손에 핸드폰이 들려 있었다. ‘잠자면서까지 핸드폰으로 무엇을 했나?’라는 생각이 먼저여야 하는데. 혹시 밤새 충전이 안 되지는 않았나부터 살피는 나를 발견했다.
어젯밤 자기 전에 모처럼 오롯이 집중해서 TV 영화 한 편을 봤다. 침대에 가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알람 때문에 침대 머리맡에 두려고 핸드폰을 찾았는데, 배터리가 다 되어서 죽어 있었다. 요즘 이놈 때문에 뭐든 ‘오롯이’가 어렵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