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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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대출에 관한 단상느낌 2023. 6. 27. 06:57
최근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좀 많다. 두 곳에서 8권이나 빌렸다. 반납 기일도 당연히 다 비슷하니, 다 읽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데 왜 한꺼번에 다 빌렸을까? 군데군데 발췌해서 읽을 책도 아니다. 이야기책들을 어떻게 그렇게 읽을 수 있단 말인가? 특별히 시간이 많이 나는 것도 아니고. 지금 빌리지 않으면 남들 손에 넘어가 당분간 만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사실 이러면 어느 하나도 제대로 안 읽게 된다. 도서관에 비치된 도서는 예약이 되지 않는다. 다음 주에 읽겠다고 미리 예약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현실적으로 그건 어려울 것이다. 오늘부터 내가 빌리기로 한 날짜까지만 읽을 수 있다는데, 다른 사람이 좋아할 리가 없다. 차라리 대출 가능 권수를 한두 권으로 줄이면, 그 책은 제대로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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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4느낌 2023. 6. 22. 07:29
약속 시간이 한 시간 정도 남아서, 예전에 가 본 적이 있는 근처의 조그만 동네 찻집을 찾았다. 오늘은 아르바이트생이 아닌 사장이 직접 주문도 받고 커피도 내리고 있었다. 아메리카노 주문을 하기가 무섭게 테이크아웃 여부를 묻는다. 마시고 간다고 하니까 사장이 내 어깨의 가방에 눈길을 주었다. 그러면서 4인석 말고 2인석에 앉아 달라고 했다. ‘아, 진상 카공족!’ 굳이 얘기를 안 해도 그럴 것이었는데. 자리에 있으니, 사장이 자리로 커피를 가져다주었다. 책상 위에 꺼내 둔 책과 노트에 신경이 쓰였다. 차라리 이렇게 밝힐 걸 그랬나? “저 한 시간 후에 약속이 있어서 나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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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방송느낌 2023. 6. 20. 07:21
도서관에서 안내 방송이 나왔다. 아파트 관리실에서 하는 방송과는 주목도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얼마나 급한 일이기에? 그런데 XXXX번 차주는 주차장에서 속히 차를 빼달라는 내용이다. 차들이 엉켜서 난리가 났다는 내용이 꼬리로 달렸다.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차주는 정말로 내려가기 싫을 것 같다. 자업자득이기는 하지만, 방송까지 할 상황이라면, ‘난리’라는 단어가 붙을 정도라면 내려가서 차 곁에 가는 순간 온갖 비난의 시선이 화살처럼 살에 박힐 것이 뻔하니까? 그래도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설사 중이 아니라면, 지금 바로 내려갈 것이다. 방송 한 번 더 나오면 ‘시선’ 정도로 안 끝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도대체 어떻게 차를 두고 왔기에 그럴까 궁금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