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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는데, 책에 코딱지가 붙어 있었다. 휴지로 떼어보려 했는데도 안 되었다. 책이라 물티슈를 사용할 수도 없고, 행여 찢을까 세게 문지르지도 못하겠고. 어쩔 수 없이 그 페이지를 최대한 빨리 읽고 넘겼다. 책에 집중도 잘 안 된다. 내가 그런 걸로 오해받는 건 아닌지? 그냥 사서 볼 걸 그랬나?
조만간 AI가 비서 역할을 해 줄 거라고 한다. 여행 계획도 짜주고 거기에 맞게 숙소, 교통편 같은 것도 예약해 주고. 그러면 명절 기차표 예약은 어떻게 바뀔까? 지금처럼 누구 손이 더 빠른가를 가지고 경쟁하는 것은 아닐 것 같다. 누가 더 성능 좋은 AI, 컴퓨터를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누가 더 서버 가까이 있는가로?
버스가 정류장을 막 떠나자, 문 앞에 있던 한 아줌마가 하차벨을 때린다. 말 그대로 ‘때렸다’. 그리고 그 아줌마가 기사에게 고개를 돌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줌마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 아닐까? 아줌마는 누군가 벨을 누를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내리려는 다른 사람도 없었고, 마침 그 정류장에 기다리는 사람도 없어서 기사는 그 정류장을 정차 없이 지나간 것이다. 그저 그런 일이었을 뿐이다.
거실 소파 옆에 놓인 페달 달린 운동기구가 눈에 들어왔다. 다른 집에 있었다면, 이맘때는 적어도 사흘은 움직였을 텐데. 일년내내 옷걸이 신세를 못 면하고 있으니. 미안하다.
감기약을 먹고 책을 펼쳤더니 금방 잠이 들고 말았다. 온종일 감기로 골골거렸고, 책도 못 읽은 그런 하루였다. 그랬기에 새해 첫날이라기보다는 그냥 보통의 하루로 생각하기로 했다.
올 한 해 보잘것없는 이 블로그를 찾아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202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뜻하시는 바 모두 이루시고,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가끔 찾는 산책로에 새소리 쉼터가 있다. 정말 거기 가면 다른 데보다 새소리가 많이 난다. 어째서 그럴까? 녹음해 둔 것을 틀기라도 하는 것일까? 주변을 둘러보니 알 수 있었다. 나무에 사람이 만들어준 새집이 달려 있었다. 이런 방법이 있었다.
며칠 남지 않은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할까 고민하다가, 올해 읽었던 책 중에서 제일 괜찮았던 한 권을 골라 다시 읽기로 했다. 그런데 도서관에서 빌린 책 하나가 반납일이 다 되어감을 뒤늦게 깨달았다. 누군가 예약을 해 둬서 연장도 되지 않았다. 어느 책을 읽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