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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가방 사면서 받은 조그만 자물쇠가 있었다. 가방 지퍼에 달 수 있는 것이었다. 이 자물쇠가 필요해서, 며칠을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오늘 아침 불현듯 생각이 났다, 어디 들고 나갔다고 잃어버리고 왔음이. 왜 있었음과 달리 없어졌음은 잊고 있었을까? 그 자물쇠는 기억 속에만 있었던 것이다.
점심시간에 은행에 갔더니 기다리는 사람이 많았다. 요즘 은행 업무가 복잡해져 오래 걸리기도 해서, 한참을 기다릴 것을 각오했다. 조금 시간이 지나니, 내 앞에서 번호표를 뽑은 사람이 투덜대기 시작했다. 창구 직원들 들으라는 듯 큰 소리로 동작이 굼뜨다고 불평을 했다. 나는 그 사람의 불평에 짜증을 내려다 참았다.
다이어리에 이번 주 계획을 적으면서 만년필을 사용하였다. 올해는 그렇게 하려 한다. 계획이라는 것이 바뀔 수도 있어서 주로 연필을 사용했었다. 고칠 일이 있으면 두 줄 그으면 된다. 그래야만 덜 미룰 것 같다.
새해, 새 다이어리를 펼쳤다. 요즘은 일주일 단위로 하고픈 일, 해야 할 일을 계획한다. 실천 못 하는 것이 더 많아 지난주 계획을 보고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도 작년이 된 지난주 계획을 먼저 열어보려다 생각을 바꾸었다, 제로베이스 계획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아서.
벌써 또 올해 저의 마지막 포스팅이네요. 오늘은 감사 인사로 대신합니다. 한 해 동안 보잘것없는 이 블로그를 찾아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2023년 마무리 잘하시고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2024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 달 전부터 기차표 예매가 된다는 것을 듣고는 졸리는 눈을 비벼가며 12시가 되기를 기다렸다. 12시가 되자마자 잽싸게 예매 준비를 눌렀건만 발매 개시 준비 중이라는 문구만 떴다. 어설프게 알아서 화근이 될 뻔했다. 이른 새벽부터 파는 것이면 이런다고 일찍 자지 않은 것을 책망하고 있지 않았겠나. 다행히 발매 개시가 그리 이른 시각은 아닌 것 같다.
반납할 책들이 있어 동네 도서관을 찾았다. 이 시간에는 당연히 빈자리가 없다는 생각에 다른 책은 들고 가지 않았다. 무거우니까. 그런데 책을 반납하고 도서관을 한 바퀴 둘러보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리가 비어 있었다. 근처 서가에서 손에 잡히는 아무 책이나 한 권을 들고 그 자리로 돌진했다. 어찌 알겠는가? 이렇게 만난 책이 내 인생을 바꿀지도.
한참을 뒤척이다 간신히 잠들었건만 꼭두새벽에 다시 잠이 깼다. 추워서 그런가 해서 이불도 하나 더 덮어보고 어려운 책도 읽어봤지만, 소용이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라고는 이것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연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