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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30분 간격으로 알람이 두 번 울리도록 설정해 두었다. 혹시 못 일어날까 봐 그렇게 했다. 그런데 그 30분 사이의 잠이 너무 맛있다. 그 간격을 더 늘려 한 시간으로 하면 어떨까? 아니다, 그러다 못 일어난다.
뭐가 이렇게 약해! 사과 몇 개를 넣고 닫은 지퍼백이 터졌다. 지퍼가 망가진 것이 아니라 옆쪽 비닐이 찢어졌다. 사실 꼭 그렇게 다 담을 필요가 없었다. 금방 먹을 한두 개는 빼고 닫았으면 괜찮았을 것이다. 왜 그렇게 다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그것이 더 문제였는데.
어젯밤 읽던 소설을 마저 읽고 자려다 말았다. 잠도 오고 시간이 늦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아껴두고 싶었다. 졸려서 행여 놓치는 부분이 있을까 조심하는 마음도 있었고, 이런 재미를 하루라도 더 연장하고프기도 했고.
아침에 일어나니 머리맡에 어젯밤에 먹은 찹쌀떡 비닐 포장지가 널브러져 있었다. 무심코 집어서 쓰레기통에 던졌는데, 튕겨 나왔다. 아차, 쓸모를 다했다고 생각했었는데, 너도 재활용되기를 원하는구나! 집어서 재활용품을 모으는 통에 넣었다.
옛날 감성, 운운하며 구닥다리 에디터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물론 아주 훌륭한 에디터이지만, 솔직히 불편한 점도 많다. 어제 또 그런 프로그램 하나를 설치했다. 첨단을 따라갈 자신이 없어서 이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나도 구닥다리가 되어가는 것이고.
많이 피곤한 월요일인가 보다. 아침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한 일이 핸드폰 일정표 앱을 열어서 오늘 할 일 대부분을 다른 날로 미룬 것이다. 어떤 일들을 그렇게 했나 보니, 늘 하던 일이 아닌 것들이었다. 이러면서 저녁에는 어제와 같은 오늘이었다 하겠지?
책장을 정리하다가 영어 회화 카세트테이프를 발견했다. 제법 돈 많이 주고 산 것들인데. 요즘은 CD 틀 데도 잘 없는데, 카세트테이프라? 이걸 어찌해야 할까?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도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또박또박 쓰던 글씨체도 바꾸고 만년필 필기도 연습했다. 그래도 따라가지 못해 잃어버리는 생각이 많다. 요즘은 그래서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 다닌다. 손글씨보다는 타이핑이 빠르니까. 그런데 그럴 수 없는지 알면서도, 어찌 입력한 자모보다 백스페이스키를 더 많이 누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