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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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5느낌 2023. 4. 11. 07:48
대개 도서관은 월요일에 쉬는데, 우리 동네 도서관은 다른 요일에 쉰다. 그래서인지 월요일에는 빈자리가 잘 없다. 마침 잠깐 시간도 나고 도서 반납도 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도서관을 찾았지만, 앉아 있다가 올 수는 없다고 생각했었다. 월요일이어서. 그런데 제일 좋은 창가 쪽 1인 칸막이 자리가 비어 있었다. 다른 자리는 없고 딱 그 자리만 하나 남아 있었다. 그 자리에 앉았던 누군가가 방금 떠난 것이 분명했다. 자리 없다고 생각하고, 하마터면 열람실로 아예 와 보지도 않을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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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멋 #1느낌 2023. 4. 4. 06:56
책장에서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절판도서라서 헌책방에서 힘들게 구했는데, 아직 읽지는 못했다. 그런데 최근에 이 책이 복간되어 새로 나왔다. 새로 나온 책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옛날 책과 달리 글씨도 큼지막하고 색깔도 들어가 있어 읽기가 훨씬 좋을 것만 같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누가 새 책 들고 와서 내 옛날 책과 바꾸자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읽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당연히 새 책이 나을 텐데, 왠지 그러지 않을 것 같다. 이제는 절판도서가 아니라서 어디 가서 새 책보다 비싸게 팔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지만 말이다. 이것도 일종의 겉멋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