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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레이의 책 ‘화상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잘 보관해 두었다, 오늘을 위해서. 너무 잘 보관해 두었던 것일까? 먼지를 한참 뒤집어쓴 다음에야 간신히 찾았다. 연애에 관심이 생긴 아들에게 주려고 한다. 그런 날이 왔다.
멀리 해외여행을 가면 시차 적응 때문에 애를 먹는다. 그리고 시차 적응될 때쯤이면 다시 돌아오게 되고, 이번에는 국내에서 다시 시차 적응으로 고생하게 된다. 그래서 오늘 새벽에 잠이 깼다. 억지로라도 더 자야 하는데, 그냥 밀린 일들 하나씩 처리하기로 했다. 시간이 아까운 나이가 되었기 때문일까?
“준비는 다 마쳤느냐?” “예, 사부님. 어떤 일이 발생해도 대처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준비했습니다.” “어리석구나. 그래서 뭐가 남겠느냐?” [휴업공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다음 포스팅은 2월 15(목)일에 합니다. 행복한 설 명절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지하철역 근처에 있는 병원에 들렀다. 접수하려는데, 의사가 둘이라고 했다. 어느 분이 더 좋은가 물으니, 당연히 대답은 없었다. 어느 쪽이 덜 기다리느냐는 질문에는 한쪽은 1시간 반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다른 쪽은 곧바로 진료 가능하고. 차이가 뭘까? 전부가 실력의 차이일까?
비행기 타고 가는 동안 읽을 책을 한 권 고르고 있다. 제법 긴 시간이고, 시차 생각하면 잠도 안 자고 가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이 책 읽을 것 같으니, 평소에 두껍거나 어려워서 엄두도 못 내던 책도 가능할 것 같은데. 일단 무거운 책은 안 되고, 일 관련된 것도 안 되고. 그냥 여행안내 책자 미리 읽지 말고 그때를 위해 남겨둘까?
아까 통화했던 그 업체의 전화번호는 저장해 두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통화 목록을 열면서, 찾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오늘 걸려 온 전화가 어디 한둘이었나? 스팸들 때문에. 그런데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모르는 번호도 일단 받고 끊고, 오늘도 분명히 스팸 많았었는데. 착각일까? 목록에 저장되지 않은 전화번호가 하나밖에 없었다. 설마 벌써 스마트폰이 내가 아무 말 없이 끊은 전화는 통화 목록에조차 남기지 않을 정도로 똑똑해진 것일까? 아니면 그냥 착각일까?
동네 남자 미용실을 찾았는데, 늘 있던 미용사가 아니었다. 주인이 혼자 운영하는 미용실이었는데. 주인이 바뀐 것일까? 기다리면서 얘기를 들으니까, 주인이 여행 가서 내일 온다고 했다. 그러면 내일 다시 올까? 망설이다가 자리에 앉게 되었다. 그때 누군가 가게 문을 열고 미용사를 한번 보고는 이렇게 얘기했다. “주인아저씨 내일 오시나요?” 그렇다는 얘기를 듣고는 그냥 가버렸다. 나도 지금이라도 도망가야 할까?
월말이 다가온다. 요일만 구분하면 매일이 다를 것도 없고 월말이라고 특별히 다를 것도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저 사람들이 ‘월’이라는 구분을 만들었을 뿐이다. 사람들이 그 구분을 그냥 둘 리가 없다. 이달이 가기 전에 사용해야 할 포인트들이 생각났다. 이달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들. 그래서 또 월말이 다른 날들과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