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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지나면 저절로 메시지가 사라지는 메신저가 있다고 한다. 책잡힐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고 직원들끼리 사용하는 회사도 있다고 들었다. 위험한 증거가 아니라 디지털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괜찮은 대안인 것 같다. 메일함에 읽지 않고 그대로 둔 메일이 몇만 개다.
예금보다 적금이 이자율이 더 높은 이유가 궁금했었는데, 어디선가 그 이유를 적은 글을 읽었다. 예금이든 적금이든 만기 전에 중도 해약하면 이자를 거의 안 주는 것은 똑같은데, 적금의 중도 해약자가 훨씬 더 많다고 한다. 그래서 은행은 적금에 이자를 더 줄 여유가 있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접하고는 적금은 무조건 끝까지 넣어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아침에 노트북을 켰는데, 옆에 연결되지 않은 마우스가 보였다. 터치패드가 익숙해서 큰 문제는 없지만, 마우스 뽑을 때의 씁쓸함은 남아 있다. 커서가 제멋대로 움직이는 마우스라니! 무조건 싼 것 찾느라 생긴 일이다.
인터넷 뒤지다가 읽을 만한 자료가 있으면 링크를 저장했었는데, 언젠가부터 내용 전체를 파일로 보관하고 있다. 나중에 저장된 링크를 따라갔는데, 자료가 사라진 경우를 몇 번 겪은 후부터인 것 같다. 이렇게 저장하면 저장 공간도 아깝고, 자료가 업데이트되어도 알 수 없는데. 게다가 자료가 사라졌다면, 그 자료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경우가 더 많을 텐데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저장한 파일 다시 보는 경우도 거의 없으면서.
노트북 컴퓨터 바탕화면에 임시로 저장한 파일들을 지웠다. 파일들을 살펴보니 ‘임시’가 아니었다. 전부 유효기간이 지난 것들이었다. 바탕화면에 두면 찾기 쉬워서 읽으리라 생각했었던 것 같은데, 대부분 오산이었다. 아직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눈에 잘 띄는 곳에 저장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독이 되었던 것은 아닐까? 다음에 읽을 테니, 지금 안 읽어도 된다고 생각하면서.
오늘이 반납이라 어젯밤 늦게까지 읽었다. 이것도 재미있는 소설책이어서 가능했던 일이 분명하다. 이제 조금만 더 읽으면 된다. 짬짬이 읽어서 무사히 다 읽고 반납할 수 있을 것 같다. 동영상 보는 시간 줄이려고 일부러 재미있을 것 같은 책으로 빌렸는데, 그저께까지는 실패라고 생각했었다. 뒤로 갈수록 재미있어지고, 도서 반납일이 다가오니 완전히 빠져들 수 있었다. 당연히 동영상도 안 보게 되고. 당분간은 재미있다는 소설 위주로 빌려야 할 것 같다.
아침에 알람 소리를 듣고 눈을 떴다. 10분 더 누워 있을 수 있게끔 맞춰져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러질 않았다. 예전에는 어떻게든 더 버텼는데, 요즘은. 잠에 대한 미련이 줄었다. 죽으면 실컷 잘 수 있다는 얘기를 농담이라고 얘기하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 아닐까?
예전에는 아침에 핸드폰으로 비가 오나 안 오나 정도만 확인하면 되었었는데, 요즘은 기온까지 살펴야 한다. 어떤 옷을 입고 나가야 하는지조차 알기가 어렵다. 내가 살던 곳이 맞나 싶을 정도다. 기후마저도 뉴 노멀 시대가 도래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