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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질 하나느낌 2025. 4. 28. 07:27
동네 도서관 기술 과학 서가 한구석에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가 꽂혀 있었다. 두꺼운 책이다. 빌려도 집에 들고 갈 엄두가 나지 않았나 보다. 그렇다고 제자리 꽂아두면, 어느 힘 좋은 사람이 업어 갈 것 같고, 그래서 누가 꼼수를 부린 것 같았다. 이러면 더 빌려 가고픈 못된 구석이 있지만, 이번에는 그럴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집에 있는 책이니까. 게다가 집에 있는 책은 두껍게 한 권으로 된 것이 아니라 들고 다니기 좋게 여러 권으로 나뉜 판본이다. 그거 아는가, 저자가 이 책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다는 사실을? 그리고 분철된 판본에는 다른 작가가 마무리한 뒷얘기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그러니 뭣 하러 빌려서 힘들게 집에 모시고 가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