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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 감기약을 찾았는데, 유통기한이 한참 지나 있었다. ‘많이 남았는데, 아깝다!’ 다시 생각해 보니, 아까워할 일이 아니고 감사할 일이었다.
오늘은 컴퓨터 배경 화면이 은하수로 바뀌었다. 생각해 보니 은하수를 직접 본 기억이 없다. 어릴 때 시골에서 봤을 뻔한데도 말이다. 불빛 많은 도시에서는 볼 수가 없다. 은하수는커녕 별도 몇 개 안 보인다. 아니, 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아침에 노트북 컴퓨터를 켰더니, 뭐가 많이 업데이트되었다. 분명히 내가 해도 된다고 허락했기 때문에 한 것일 텐데, 왠지 불안하다. 내가 따라가는 것보다 더 빨리 익숙한 것에서 멀어질까 봐 말이다.
지난여름의 사과 가격 충격이 너무 컸던 것일까? 아침 사과 신봉자인 나에게 말이다. 조금 싼 가격의 사과를 만나면 자꾸 사게 된다. 오래 보관할 수 있다며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런데 많이 있으니까 많이 먹게 된다. 보관을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
오늘도 알람이 정해진 시간에 어김없이 울려, 그 소리에 잠이 깼다. 많이 피곤하고 조금 늦게 일어나도 되는 날인데도 말이다. 내가 알람을 늦추지 않고 잤으니, 누구를 탓하겠는가? 누가 조만간 AI 에이전트가 나와서 비행기표 예약 같은 것도 알아서 해줄 거라는 얘기를 했다. 그러면 아침에 깨우는 것도 내 몸 상태와 일정을 보고 조절해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때는 AI를 탓할 수 있겠네.
조제프 푸셰의 전기를 읽고 있다. 작금의 사태가 아니라면, 정치하는 인간의 군상이 궁금하지도 않았을 거고 이 책을 읽지도 않았을 것이다. 위인전이라고 할 수 없는 전기도 괜찮았다.
오줌이 마려워 잠에서 깼다. 화장실 다녀와서 누운 채로 핸드폰을 보니 알람이 울리기 10분 전이었다. 오늘은 그 시간에 맞추어 일어날 필요도 없고 핸드폰을 조작해 알람을 해제할 만큼 잠이 깨기도 싫었다. 어차피 알람 울리면 핸드폰 만져서 알람 꺼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잠이 덜 깨서인지 바보같이 10분 기다렸다가 알람 끄고 자기로 했다. 그런데 이 10분은 왜 이렇게 길게 느껴졌을까? 10분 잤으면 순식간에 지나갔을 텐데 말이다.
커피 내릴 때 물을 조금 식히면 더 맛있다는 얘기를 어디에서 들었다. 물 끓인 다음 커피포트 뚜껑 열고 조금 기다리기로 했다. 오늘도 실패했다. 깜빡 잊어버리는 바람에 너무 식어서 커피포트 가열 버튼을 새로 눌렀다. 커피 온도로 딱 맞춰 준다는 커피포트도 있다던데, 그걸 하나 장만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