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권 사서 나오면서, 무심코 조상님께 빌었다. 제발 1등 당첨시켜 달라고.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조상님도 해주고 싶은데, 저세상에서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곳에서조차 마음 아파하시는 것 아닐까?’ 해드리는 것도 없으면서, 마음만 상하게 하다니. 이런 불효가!
프린터로 열 쪽짜리 파일 하나 출력하는데, 그중 두 쪽이 필요 없는 것이었다. 출력 프로그램에 그 두 쪽을 출력 안 하게 하는 기능이 있었지만, 버튼 하나로 그냥 열 쪽 모두 출력했다. 두 장을 이면지로 직행시켰다는 얘기다. 물론 조금 바쁘게 출력해야 했지만, 정말 시간 탓이었을까? 그냥 귀찮아서 그랬던 것 아닐까?
일기예보를 보니 비가 온다고 해서 힘들게 예약한 관람 표를 취소했다. 그 시간에 비가 올 확률이 70%라고 했다. 비가 오면 가도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고, 무엇보다도 당일에 취소하면 30%나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 그런데 비가 안 왔다. 이럴 때는 모험을 했어야 했는데.
바늘 시계라고 해서 다 아날로그라고 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초침이 1초에 한 번씩 멈추었다가 움직이는 시계가 많다. 어쩌다 태엽 감겨 돌아가는 시계의 매끄럽게 돌아가는 초침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인터넷 돌아다니다 괜찮은 듯한 자료가 있어서 저장하기 버튼을 눌렀고, 나름 주제별로 분류된 폴더에 저장하라고 시켰다. 그런데 “겹쳐 쓸까요?”라는 물음이 나왔다. 같은 이름의 파일이 이미 있다는 얘기였다. 해당 폴더를 살펴보니 얼마 전에 이미 내려받기한 파일이었다. 도토리 저장하는 다람쥐도 저장한 곳을 간혹 잊어버리기도 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지만. 저장만 하고 있다.
지난주 로또 당첨자가 많이 나와서, 1등 당첨되어도 서울 중위 아파트 한 채도 못 산다는 기사가 나왔다. ‘지난주 안 그래도 잠시 로또 살까 망설였는데, 안 사길 잘했다.’잠시 이렇게 생각하다 정신을 차렸다. 누가 당첨은 시켜준대?
며칠이 지나면 저절로 메시지가 사라지는 메신저가 있다고 한다. 책잡힐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고 직원들끼리 사용하는 회사도 있다고 들었다. 위험한 증거가 아니라 디지털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괜찮은 대안인 것 같다. 메일함에 읽지 않고 그대로 둔 메일이 몇만 개다.
예금보다 적금이 이자율이 더 높은 이유가 궁금했었는데, 어디선가 그 이유를 적은 글을 읽었다. 예금이든 적금이든 만기 전에 중도 해약하면 이자를 거의 안 주는 것은 똑같은데, 적금의 중도 해약자가 훨씬 더 많다고 한다. 그래서 은행은 적금에 이자를 더 줄 여유가 있다고 했다. 이 이야기를 접하고는 적금은 무조건 끝까지 넣어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