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요즘은 현금 쓸 일이 거의 없지만, 아예 안 들고 다니기는 그래서 지갑에 오만 원 정도 넣어둔다. 오만 원도 되도록 오만 원권 한 장으로 챙긴다. 만 원짜리 다섯 장으로 챙기면 왠지 금방 사라지기 때문이다. 같은 오만 원인데 왜 그럴까?
오늘 갑작스런 개인 사정으로 포스팅을 하지 못합니다. 미리 알려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행복한 하루들 보내시기 바랍니다.
도서관에 빈자리가 딱 하나밖에 없었다. 큰 테이블에 4명이 앉는 자리였는데,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자리를 넓게 차지하고 있었다. 책상 위에 올려둔 가방의 끈이 내가 앉을 자리로 제법 많이 넘어와 있었다. 내가 자리에 앉으면 치워주리라 생각했었는데, 내가 자리에 앉아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항의의 표시로 내 가방을 그 가방끈에 닿도록 놓았다. 사실 테이블의 남은 공간만으로도 앉아서 책 보는 데 문제는 없었지만, 왠지 싫었다.
오랜만에 집에 손님이 와서 식사 준비하느라, 온 식구가 다 동원되었다. 이것도 사고 저것도 하고 바빴다. 손님이 올 시간이 거의 다 되어, 밥통을 열어보니 밥이 없었다. 당연히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
아침에 눈이 떨어지면 대개 핸드폰으로 뉴스를 검색한다. 그런데 스포츠 뉴스를 제일 먼저 본다. 스포츠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유가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끔찍한 뉴스가 나올 일이 거의 없기 때문 아닐까? 세상이 점점 더 흉흉해지고, 그런 뉴스로 하루를 시작하기는 싫고.
일요일 오전까지 내내 비가 온다는 예보와는 달리, 아침에 날씨가 좋았다. 일기예보를 확인해 보니, 오늘은 조금 흐리지만 비 소식이 없는 걸로 예보가 바뀌었다. 비 안 올 때 하면 좋은 것들을 생각하느라, 갑자기 바빠졌다. 하늘을 보고 난 후가 아니라, 오늘 날씨 예보를 확인한 후에.
작년 건강검진 결과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기대 수명’이란 것이 있었다. 지금의 건강 상태로 내가 몇 살까지 살 수 있나를 예상한 것이라고 한다. 약간이지만 건강 상태가 내 나이 때 사람들의 평균은 넘는다고 했는데, 기대 수명이 팔십 대 중반이었다. ‘백 세 시대’라고들 하는데 말이다. 하고 다니는 말과 달리 나도 기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노력하는 것도 없으면서 말이다.
아침에 사과를 깎으면서, 문득 이 칼은 언제부터 나와 있었나 궁금해졌다. 해 수를 꼽아보니 내년이면 30년이었다. 다 나 같은 사람이면 칼 장수 망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칼 하나도 다 못 쓰면서 30년이 지났다는 생각이 앞섰다. 나도 이 칼처럼 멀쩡하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