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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축구 대회 중이다. 다른 나라들끼리의 경기도 가끔 본다. 이번 대회는 비교적 관중석의 모습도 자주 보여준다. 내가 보기에는 상당히 비신사적인 경기 모습에도 자국 응원단은 잘했다는 제스처를 보여줄 때도 있다. 저러고 싶을까 생각하다 나도 우리나라 경기에 저러는 거 아닐까 염려가 되었다.
스마트폰 앱스토어의 광고에서 사람들이 하루에 백 번 이상 핸드폰을 열어본다는 문구를 봤다. 나는 하루에 몇 번이나? 얼마 전 친구에게 얻은 조그만 계수기가 떠올랐다. 한번 세어볼까? 횟수도 중요하지만, 시간이 더 중요할 것 같기도 하고.
월요일 아침인데, 아직도 지난주에 어쩌다 오랜만에 산 로또 당첨 결과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오래 꿈꿀수록 본전 뽑는 거라 생각해서. 당첨 가능성은 정말로 없다고 생각하나 보다. 이러다 복권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그 찜찜함은 어떻게 감당하려고? 번호도 모르면서 말이다.
찻집에서 주문하러 계산대로 갔다. 그런데 종업원이 어찌 당황하며 뭔가 말을 할까 망설이는 표정이었다. 신입이라서 그런 거라 생각하며 주문을 마쳤다. 자리에 앉아서 보니 입구에 키오스크가 있었다. 그제야 종업원의 그 표정이 이해가 갔다. 키오스크에 가서 주문하라는 얘기를 할까 말까 망설였던 것이다. 어느새 그런 나이가 되었다, 서글프게도. 앞에 앉은 친구에게 일부러 키오스크 못 봤다는 얘기를 크게 했다.
중요한 일이 있어서 알람을 맞추면, 대개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어나곤 했다. 그런데 요즘은 너무 일찍부터 잠이 깬다. 알람이 울리기 몇 시간 전에. 이것도 나이 탓일까? 잠이 없어져서?
요즘 동네 도서관은 독서실 같지는 않다. 그래도 내가 자주 찾는 이 도서관은 찻집처럼 음악이 흘러나오지는 않는다. 물론 그런 곳도 있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의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엇을 외우는 것 같았다. 거슬려서 고개를 돌렸는데, 눈이 마주쳤다. 본인도 아는 듯했다. 잠시 그 소리가 멈추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지 금방 이어졌다. 내 손글씨 쓰는 소리는 괜찮은지 신경이 쓰였다.
가끔 저자의 평생 공부가 녹아든 책을 만날 때가 있다. 나 같으면 이렇게 헐값에 남들에게 알려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아까워서. 게다가 이 책은 최근에 정가를 낮추었다. 왜? 박리다매가 더 유리하다 생각했을까? 그저 한 사람에게라도 더 전하려는 것 아닐까? 돈보다도 그냥 사라지는 것이 싫어서.
작고 가벼운 멀티탭을 샀다. 핸드폰 충전기 등의 여러 전기용품을 생각하면 콘센트가 모자랄 게 뻔하니까. 미처 생각 못 한 것이 있을 것 같아, 도서관에서 여행안내서도 빌려왔다. 그런데 다 준비해가면 여행이 재미있을까? 예기치 못한 일이 생겨야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지 않나? 어차피 아무리 준비해도 완벽할 수는 없음을 알지만, 그래도 준비에 대한 의욕이 떨어졌다. 이런 내려놓음 또한 여행의 준비 아닐까?